다시 성경으로, 레이첼 헬드 에반스 -6
p192-194
주님께서 주님의 백성을 헐값으로 파시니, 그들을 팔아 이익을 얻은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. (시편 44:10-12)
심지어 성경에는 '저주 시'로 불리는 시편도 있다. 적을 향해서 살벌한 말을 거침없이 퍼붓는 다음과 같은 시이다.
그 자식들은 아버지 없는 자식이 되게 하고, 그 아내는 과부가 되게 하십시오. 그 자식들은 떠돌아다니면서 구걸하는 신세가 되고, 폐허가 된 집에서마저 쫓겨 나서 밥을 빌어먹게 하십시오. 빚쟁이가 그 재산을 모두 가져가고, 낯선 사람들이 들이닥쳐서, 재산을 모두 약탈하게 하십시오. 그에게 사랑을 베풀 사람이 없게 하시고, 그 고아들에게 은혜를 베풀어 줄 자도 없게 하십시오. ( 1 시편 109:9-12)
성경이 인간이 남긴 지문으로 얼룩졌다면 얼룩이 가장 심한 곳은 아마도 시편일 것이다. 영국 베네딕도회 수사인 세바스찬 무어는 이를 "현실의 속살을 보여 주는 거친 단면"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.10
작가 겸 시인 이자 베네딕도회 평신도 수사로 시편을 연구한 캐슬린 노리스는 이렇게 말했다. "시편은 분노를 신학적으로
다루 거나 건조 하게 설명 하기 를 거부 한다 . 시편 은 그야말로 시 이기 때문 이다 . 시 의 역할 은 무엇 을 설명 하는 것이 아니라 시상 이나 서사 로 우리 의 삶 을 표현 하는 것이다 . ...... 복잡 하고 모순 된 인간 의 경험 들을 표현 하는 시편 은 마치 노련한 심리학 자 와 같다 . 자기 안의 인간적인 면 을 인정 하지 않은 채 그저 거 룩 하게 보이려 는 우리 의 위선 을 깨뜨리기 때문 이다 . " 11 베네딕도 회 수도원 에서는 아침 과 점심 , 저녁 기도 때에 시 편 을 노래 한다 . 이런 식 으로 한 달 에 한 번씩 시편 전체 를 통독 하면서 수사 들은 이 오래된 시어 들 과 특별한 친밀감 을 쌓아 간 다 . 시편 이 자아 내는 시상 과 감정 은 개인 과 공동체 의 삶이 변 할 때에도 현실성 을 잃지 않고 늘 새롭게 다가온다 . 시편 에서 는 거의 모든 상황 에 적용될 수 있는 표현 을 찾을 수 있다 . 부 정 선거 의 결과 에 분노 할 때 , 친구 를 잃어 슬픔 에 잠겼을 때 , 밤하늘 의 쏟아 질 듯한 별 을 보고 경탄 할 때 , 아름다운 찬양 소 리가 울려 퍼지는 예배당 에 기쁨 으로 들어갈 때 우리 는 늘 시 편의 어떤 구절 을 떠 올릴 수 있다 . 캐슬린 노리스 는 말한다 . 시편 은 " 우리 에게 가르친다 . 찬 양은 아무런 근거 없이 현실 을 낙관적 으로 보는 망상 에서 나오 는 것이 아니라 기뻐할 수 있는 인간 의 능력 에서 나오는 것임 을 . " 12
그러나 교회 가 정제 되지 못한 감정 으로 가득한 시편 에 대 해서 언제나 수용 적 이었던 것은 아니다 . 주류 기독교 교단 에서 사용 되는 기도문 과 찬송가 를 분석 한 어느 연구 결과 에 따르면 ,
"온 세상이 어둠에 잠긴 순간, 진정 부활한 것은 오직 한 편의 시였다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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