다시 성경으로, 레이첼 헬드 에반스 -3
p183 - 185
나는 멀쩡한 사람 이 마이클 처럼 자신 과 가족 , 교회 , 공동 체 , 심지어 나라 까지 호수 에 빠뜨리는 경우 를 많이 봐 왔다 . 그 들은 끝까지 큰 소리 로 외쳤다 . " 성경 이 맞다고 ! "
성경 은 해답 을 모아 놓은 책 이 아니다 . 엄밀히 말해 성경 은 한 권 의 책 이라고 할 수도 없다 . 오히려 그것은 다양한 고대 문 서 들의 모음집 이라 할 수 있다 . 문서 의 시기 는 여러 세기 에 걸 쳐 있고 , 장르 와 문화적 배경 또한 다양 하다 . 저자 들의 저술 관 점 역시 제각기 다르다 . 다른 고대 문서 들 처럼 , 성경 의 문서 들 도 오랜 기간 편집 과 수정 , 필사 , 번역 작업 을 거쳤 으며 , 누구도 원본 을 가지고 있지 않다 . 이런 고문서 들은 정경화 되기 이전 다양한 조합 의 두루마리 나 조악한 묶음 형태 로 회독 되었다 . 물 론 그보다 더 이전 에는 구전 되었다 . 예수님 이 알고 가르치 셨던 성경 은 기독교 서점 에서 파는 성경 과 는 판이 했다 . 교회 에서 애 지 중지 하는 가죽 장정 의 큼지막한 성경 은 더더욱 아니었다 . 예 수님 사후 1 세기 가 지나 도록 유대인 들은 여전히 어떤 문서 를 성경 에 포함 해야 할지를 두고 논쟁 을 벌였다 . 기독교인 들 역시 같은 문제 를 놓고 종교 개혁 시기 까지 갑론을박 했다 . ( 루터 가 야 고보 서를 ' 지푸라기 서신 ' 이라 부르며 성경 에서 제외 하고 싶어 했던 것 이 그 좋은 예다 . )
가톨릭 수사 와 동방 정교회 의 사제 , 개신교 목사 , 개혁파 람 비 에게 성경 이 몇 권 의 책 으로 이루어 졌는지 물어 보라 . 분명 각기 다른 네 개의 답변 을 듣게 될 것이다 . 이들은 성경 의 장르 를 구분 하는 방식 에서도 차이 를 보인다 . 성경 속에 섞여 있는 이야기 와 시 , 격언 , 편지 , 율법 , 족보 , 비유 , 그리고 여러 가지 다른 유형 의 문서 들은 우리 와 다른 문화적 배경 에서 저술 됐기 때문에 분류 가 매우 까다 롭다 .
그러한 이유로 성경 은 절대 좋은 인생 지침서 라 할 수 없 다 . 성경 은 좀처럼 쉽게 답 을 내놓지 않는다 . 사람들 이 어떤 직 업 을 구해야 할지 , 어떤 사람 과 헤어져야 할지 고민 할 때 심심 풀이 로 물어 보는 마법 구슬 과 성경 은 차원 이 다르다 . 성경 을 각종 사회적 , 신학 적 , 정치적 이슈 에 관해 하나님 의 의견 을 밝 혀 놓은 성명서 로 생각 하는 것도 금물 이다 . 우리 는 언제나 명 쾌한 답 을 원 하지만 , 하나님 께서 우리 에게 주신 성경 은 그 와 는 거리 가 멀다 . 복잡 하고 상충 하는 , 폭 넓고 깊은 인생 의 경험 들 이 반영된 성경 은 다양한 목소리 와 견해 들이 이루는 불협화음 때문에 잠시도 조용 할 날 이 없다 .
성경 의 다양성 이 가장 화려 하게 꽃 피운 곳 은 아마도 지혜 문학 일 것이다 . 잠언 이 " 지혜 가 으뜸 이니 , 지혜 를 얻어 라 . 네 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바쳐서 라도 명철 을 얻어 라 " ( 4 : 7 ) 하고 외 치면 , 전도서 의 저자 는 " 지혜 가 많으면 번뇌 도 많고 , 아는 것이 많으면 걱정 도 많더라 " ( 1:18 ) 하고 받아 친다 . 잠언 17 장 22 절 은 " 즐거운 마음 은 병 을 낫게 하지만 , 근심 하는 마음 은 뼈 를 마르 게 한다 " 고 얘기 하는 반면 , 전도서 7 장 3 절 은 " 슬픔 이 웃음보 다 나은 것은 , 얼굴 을 어둡게 하는 근심 이 마음 에 유익 하기 때 문 이다 " 라고 말한다 . 생기 넘치는 잠언 누님 과 음울한 전도서 남동생 사이 에만 긴장 이 있는 것은 아니다 . 잠언 26 장 에 나란히 자리 잡은 이 두 구절 을 보라 .
미련한 사람 이 어리석은 말 을 할 때에는 대답 하지 말아라 . 너
도 그 와 같은 사람 이 될까 두렵다 . ( 4 절 )
미련한 사람 이 어리석은 말 을 할 때에는 같은 말로 대응 하여
주어라 . 그가 지혜 로운 체 할까 두렵다 . ( 5 절 )
이와 같은 예 는 시편 과 잠언 , 전도서 에서만 십여 개가 넘는 다 . 요점 은 성경 의 구절 들이 언제나 일관성 을 띠 는 것은 아니 라는 것이다 . 티모시 빌 은 이를 두고 “ 성경 은 모순 을 정경화 했 다 ” 고 표현 했다 . ’
문자 를 곧이 곧대로 해석 하는 현대인 들은 성경 속에 존재 하는 이런 모순 을 보고 당황 할 수도 있겠지만 , 성경 의 저자 와 편집자 들은 굳이 그것을 없애려 하지 않았다 . 오히려 유대인 독자 들은 이를 즐겨 토론 과 논쟁 의 대상 으로 삼았다 . 어떤 상 황 에서 지혜 로운 일 이 될 수 있는 것이 다른 상황 에서는 어리 석은 일 이 될 수 있다는 사실 , 즉 지혜 가 유동적 이라는 사실 을 모를 정도로 고대인 들의 삶이 현실 과 동떨어 지진 않았다 .
하나님 이 우리 에게 주신 성경 은 반듯 하게 정리 된 정답지 가 아니다 . 하나님 은 우리 에게 오랜 세월 다양한 상황 을 거치 며 검증 된 , 영감 이 깃든 다양한 문서 의 모음집 을 주셨다 . 그것 은 이 문서 들을 종합적 으로 읽음 으로써 복잡한 문제 를 너무 단 순한 해법 으로 해결 하려는 오류 를 피해 가게 하려는 하나님 의
'[책과 나무] > 신학 서적 밑줄치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다시 성경으로, 레이첼 헬드 에반스 -5 (0) | 2025.03.24 |
---|---|
다시 성경으로, 레이첼 헬드 에반스 -4 (0) | 2025.03.24 |
다시 성경으로, 레이첼 헬드 에반스 -2 (1) | 2025.03.24 |
다시 성경으로, 레이첼 헬드 에반스 -1 (0) | 2025.03.24 |
초기 영지주의와 그리스도교 - 십자가에 못 박힌 구레네 시몬?- (0) | 2025.03.24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