기사, 연해주에서 독립운동가들의 후손들

2017. 12. 22. 17:17

 광복 70년 신년 기획 시리즈, 오늘은 세 번째 순서입니다.

연해주에서 독립운동가들의 후손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.

경제적으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었고, 갑자기 정부 보조금마저 끊겨 근근히 생활을 이어가는 후손들도 있었습니다.

이석재 기자가 러시아 현지에서 취재했습니다.

<리포트>

모스크바 변두리의 한 주택 단집니다

부엌 달린 방 하나에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손자가 살고 있습니다.

침대도 없이 소파에서 잠을 잘 정도로, 궁핍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.

연해주의 갑부로 전 재산을 독립 운동에 썼던 최재형 선생이 일본군에게 총살된 뒤 자녀 11명 가운데 5명도 총살되거나 수용소 생활을 했습니다.

<인터뷰> 최 발렌찐(76세/최재형 선생 손자) : "인생의 막바지에서 결국 깨달은 것은 생활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. 하지만 우리에게 남은 게 없습니다."

그나마 매달 90만원씩 받던 정부 지원금마저 지난해 7월 쯤 갑자기 끊겼습니다.

해당되는 사람은 4명, 국가보훈처가 독립운동가 후손을 증명하라는 서류를 보완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입니다.

<녹취> "생활비가 부족합니다. 지금 연금이 지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."

블라디보스토크에서 차로 5시간 거리에 있는 오지 마을.

항일 무장 투쟁의 상징이었던 홍범도 장군의 외손녀, 김 얄라 할머니가 살고 있습니다.

김 할머니는 1937년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된 홍범도 장군이 어렵게 생계를 꾸리다 그곳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증언했습니다.

<인터뷰> 김얄라 할머니(72세/홍범도 장군 외손녀) : "(생계를 위해) 학교 경비를 섰었지. 나를 안고 낮잠 주무시다가 그렇게 돌아가셨지."

1960년 다시 연해주로 돌아온 김 할머니는 가축을 키우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.

전재산과 목숨까지 바쳤던 독립운동가들.

보상받아야 할 그 후손들이지만 고단한 삶을 대물림하고 있습니다.

러시아 스파스크에서 KBS 뉴스 이석재입니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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